내 마음의 고백

착한초보 2010. 3. 21. 19:19

성모상 앞에서 예전에 살던 아파트 구역장님을 만났다.

아녜스, 오늘 우리 구역이 차 담당이야, 미사 끝나고 커피 마시러 와 하고는

바삐 부엌쪽으로 가신다.

 

안에 들어가니 제대회장 안젤라 자매가 부활 꽃꽂이 봉헌을 받고 있다.

미사가 시작되기 직전이라 끝나고 봉헌하겠다니까 그때는 나 없는데 그런다.

알았어. 내가 자기 얼굴 봐서 낸다, 내

얼른 수다를 몇 마디 떤다.

세상에, 안젤라가 그리 착하게 살고 있다니...다시 봐야겠다.

 

성당 입구에서 신부님을 만났다.

공부는 할만 해요?

예, 완전 체질인가봐요

허풍이 쫌 심했나...

 

영성체 후 묵상 시간에

수녀님들이 기타를 치며

나는 나만 생각했었는데...그 자리서 주님 불렀는데...

그 노래를 부르신다.

생활성서사에서 나오신 수녀님들이다.

눈물이 핑 돈다.

여기저기서 자매님들이 안경 아래로 눈물을 닦아내신다.

 

미사 후에 큰수녀님이 보이시길래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여쭤보았다.

조카가 이모 따라 성당에 다니고싶다고 하는데 우리 본당 관할이 아닌데 어떡하죠?

예비자는 괜찮다고 받아준다고 하신다.

 

따뜻한 햇살 아래

오랜만에 만난 소피아샘이랑 가브리엘라랑 스덴컵에 커피를 한잔씩 들고 섰다.

소피아샘은 피부가 뽀샤시해진게 수상한데 점을 뺐다고 일실직고한다.

얼굴에 가득했던 점을 다 뺐는데 되게 싸게 했단다.

어디서 뺐는지 잘 알아두었다.

 

앗, 루시아샘이 지나간다.

한달 전부터 우리 본당 성가대 지휘를 맡고 계시단다.

이리 반가울데가!

어쩐지 성가대가 달라진거 같더라

 

생활성서사 수녀님들이 가판대를 벌이신 데로 가서 책을 구경할려는데

그제서야 큰아이랑 미사끝나고 어디 가기로했던게 생각났다.

얼른 CD집을 사고 집으로 향한다.

 

CD집 제목은 내 마음의 고백

내 마음을 고백하자면

오늘 만난 사람들이 하나같이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집에 오니 큰딸은 삐져 있고

작은딸은 학원시간에 늦었다고 난리법석인데

그래도 딸들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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