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병원 가는 날이라 조심조심 첫 외출을 했다.
바깥 땅을 밟아본 것이 약 2주 만이다.
어느새 추운 기는 사라지고 봄이 화악 밀려와있다.
수납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려 수납하고
과로 가서 접수하고 한시간 정도 기다려 진찰받고
수납하고 다음 진료를 예약하고
지하 주사실로 가서 주사를 두 대 맞고
병원 건너편 약국에 가서 처방전을 내밀고
또 차례를 기다려 약을 타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서니
탈진해 쓰러질 것 같다.
가뜩이나 입맛이 없어 기운이 없어 죽겠는데
종합병원의 불친절함은 정말이지 환자가 되어봐야 알 수 있다.
그래도 몸이 제대로 회복되고 있다는 의사의 말에 안심이 되고
점심도 못 먹고 계속 밀린 환자를 진료하기에 바쁜 의사와 간호사가 안되어보였다.
약국에서 기다리는데 어떤 아저씨가 계속 혼잣말을 하며 앉아있다.
옆사람들에게 말을 걸다가 아무 반응들이 없으니 전화에 대고 혼자 떠들어댄다.
약국사람들도 포기한듯 그냥 내버려두는것 같았다.
한번씩 약사님 참 미인이야 정말 미인이야 그런다.
내일 다시 소독하러 오란다.
내일은 봄을 좀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