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씀

서정동에서 (엠마우스 12)

착한초보 2014. 4. 30. 21:20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가져올 걸 그랬어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신부님과 회장님과 이구동성으로 맞장구를 쳤다.

 

아침 일찍

엠마우스 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수제 쵸콜렛을 트렁크에 가득 싣고 출발할 때만 해도

과연 몇개나 팔릴지, 팔면 얼마나 남을지 속으로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얼마전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로 봉헌된 서정동성당은

안팎이 정갈하고 화사하게 빛나고 있다.

 

평일인데도 넓은 성당이 가득 찼다.

대리구 사제연수로 신부님들이 안계셔서 며칠간 미사가 없지만

오늘은 아주사목위원회 신부님이 와서 미사를 드려주신다고 미리 공지가 되었을 터였다.

 

신부님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 부활의 삶이라는 요지의 강론을 하셨다.

이주민을 돕는 것이 그 방법 중의 하나라는 말씀과

이 본당출신의 신부님이 같이 그 일을 하고있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다.

오늘 쵸콜렛 판매 수익금이 이주민들을 위해 쓰인다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영성체를 하고 얼른 나와서 손님을 기다리는데

미사를 마치고 첫번째로 나오시는 자매님이 개시를 해주시더니

거의 모든 분들이 차례차례 쵸콜렛을 사주신다.

수녀님도 무더기로 사주셨다.

 

어떤 자매님은

맵지도 짜지도 않은 쬬꼬렛 사세요

하시며 호객까지 해주신다.

 

채 10분도 안 되어 완판!

뒤에 나오시는 분들도 못사서 아쉬워하시고

몇몇 분들은 쵸콜렛은 없어도 쵸콜렛값을 주신다.

 

아침엔 약간 긴장되어 보이시던 신부님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얼굴이 무척 밝으시다.

 

지금까지 이주사목 일을 해오면서

꼭 필요한 건 꼭 생기더라며

정말 신비롭다고 하신다.

오늘 점심엔 어떤 독지가가 필리핀에 학교를 지어주고 싶다고 하여

만나기로 하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