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은총이 뭐라고 생각해?

착한초보 2012. 6. 11. 01:35

 

토요일에는 급히 청주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집 떠나 있는 큰딸이 급성장염으로 금요일부터 아무것도 못 먹고 누워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아이는 얼굴이 반쪽이 되가지고

엄마아빠를 보더니 시내에 가서 맛있는 것을 사달라고 합니다.

병원에 갔다왔더니 진정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봉골레 스파게티를 먹고싶다고 해서 사 주고

셋이서 오랜만에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아이는 종알종알 내내 수다를 그치지 않습니다.

아프다는 건 순 거짓말인가 봅니다.

 

 

먹은 게 소화가 안 되었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밤늦게 전화해 보니 아직은 괜찮다고 합니다.

 

 

오늘은 밀린 시험공부를 하느라 하루 종일 책상에 붙어 있었습니다.

남편이 슬그머니 나가더니 제가 좋아하는 봉구네 주먹밥을 사왔습니다.

 

 

주먹밥을 먹으며

자기는 은총이 뭐라고 생각해?

내일 은총론 시험이 있어 남편한테 문득 물어본 것입니다.

 

 

마누라가 바가지 긁는 거랍니다.

그 말을 듣고 낄낄낄 웃었지만

생각해 보니 명답입니다.

 

 

마누라가 살림 잘 하는 거

그랬으면 얼마나 부담이었을까 싶습니다.

 

 

그냥 바가지 긁는 마누라도 좋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은총은 정말 그런 거 같습니다.

 

 

하느님께 잘해서가 아니라

그저 사랑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