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일 - 십자가의 몸짓 (안셀름 그륀 신부)
십자가의 몸짓
나는 성금요일에 젊은이들에게
십자가의 몸짓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신비를 깨닫도록 권고한다.
집 안이나 바깥에서 똑바로 일어나
두 팔을 양쪽으로 활짝 벌리고 손바닥은 앞으로 향한다.
이런 몸짓으로 스스로 못 박혀 있음을 느낀다.
나는 나에게 십자가다.
나는 빠져나올 수 없는 모순 덩어리다.
내 모순을 긍정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나는 두 팔로 세상을 껴안는다.
인간적이고 우주적인 것은 어떤 것도 낯설지 않다.
나는 모든 사람과 세상, 그 안에 있는 것과 하나된다.
이런 몸짓에 대해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들일 것이다." (요한 12,32)
이런 사랑의 몸짓에서 나는 예수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 안에서 쉰다.
나는 그 사랑을 행한다.
예수님을 따르며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보여 주신 사랑의 신비를 이해하도록 사람들을 초대한다.
또 다른 몸짓을 제안한다.
침대나 방바닥, 돗자리에 반듯하게 누워라.
두 팔을 십자가처럼 벌리고 손바닥은 위를 향하게 하라.
그대의 몸짓을 깊이 느껴라.
하느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자신을 온전히 내맡겨라.
이제 그대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하느님께 자신을 내맡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 다음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라.
그대는 자신이 받아들인 것은 물론
자신을 새롭게 느끼리라.
십자가의 몸짓은 우리 자신이 십자가임을,
우리 자신의 모순에 못 박혀 있음을 보게 한다.
그대가 몸짓을 받아들이고 그대 안에 있는 것과 화해할 때 자유를 체험하게 되리라.
두 가지 십자가 몸짓을 번갈아 해보아라.
그리고 이렇게 물음을 던져라.
나에게 어떤 몸짓이 더 적합한가?
어떤 내적 몸짓을 더 실천해야 하는가?
내맡기는 몸짓인가, 받아들이는 몸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