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오늘은 백조
착한초보
2011. 3. 29. 09:10
교회 일이라면 어찌나 몸을 아끼지 않는지
그 자매를 볼때마다
니 생명을 돌보는 것도 중요해 그랬었는데
그들과 함께라도 해주고 싶다며
용산에도 가고 두물머리에도 가고 하더니
큰 병을 얻어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야 살수 있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고서야
그는 비로소 백수가 되었다.
꽃구경을 가려고 단체여행을 신청했는데
그도 따라나선다길래 아침일찍 함께 길을 나섰다.
길이 막히고 길도 잘못 들어 늦어지자
관광버스는 칼같이 출발했고
우리는 느긋하게 동네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길게 이어지는 요한성당 벽화를 보며 천지창조부터 예수님 부활까지 묵상하고
무덤같은 소성당에서 조배를 하고
사무장님이 추천한 식당에서 따듯한 밥을 먹고
근처 율동공원으로 가니 그림같은 호수가 펼쳐진다.
비가 왔다 해가 났다 하길래
주황색 우산을 우아하게 쓰고 산책을 하는데
길가에 저 매화는 왜 피다 말았을까
커피집에 앉아 쉬며 비로소 속얘기를 나누고
성물가게에 들어가 아름다운 고상을 점찍어놓고
압화 책갈피 하나씩 서로 사주었다.
나 네비랑 친해야 되니까 뒤에 타
아까처럼 길을 잘못 들지 않게 조심조심 오다가
수원으로 접어들 때
백조생활 진짜 좋다 그치 가브리엘라
물어도 대답이 없어 백미러를 보니 언제부턴지 곤히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