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바나나 놓아주기
착한초보
2009. 5. 21. 20:56
목이 좁은 통 속에 바나나를 놓아둔다. 원숭이가 다가와 바나나를 움켜쥔다. 원숭이는 통에서 손을 뺄수가 없다. 원숭이는 바나나를 잡고 인디언들은 원숭이를 잡는다.
어떤 책에서 읽은 인디언들이 원숭이 잡는 방법이다.
원숭이들은 상당한 지능을 가지고 있어 바나나를 움켜쥐고 있으면 위험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럼에도 바나나를 놓지 못하는 것은 바나나의 달콤한 맛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디언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가슴이 콩닥콩닥하면서도 바나나를 놓지 못하는 원숭이는 그 바나나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이 바나나는 왜 이리 좋은 색깔과 향기를 가졌냐고 게다가 그 맛은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하냐고
바나나가 뱀처럼 징그러운 색깔을 하고 있었더라면 입에 대기도 싫은 맛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움켜쥐지도 않았을 것이고 놓아줄 필요도 없었을텐데
생각해 보니 비밀은 목이 좁은 통에 있었다.
인디언의 바나나는 목이 좁은 통 속에서 숙성되어 유난히 향기와 색깔이 탐스러운 특별한 바나나인 것이다.
사실 바나나 나무는 어디에나 있다. 조금의 수고로 나무 위에 올라가기만 하면 싱싱한 바나나를 따고 또 딸 수 있다.
그 바나나는 몸에 좋을 뿐 아니라 인디언이 잡으러 오지도 않는다.
여기까지 생각한 원숭이는 과연 바나나를 놓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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