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이건 약간 기적
착한초보
2020. 12. 31. 16:15
대림 4주차 회합 때 형제님이 회계보고를 하는데
사랑의 쌀 모금액이 작년 이맘때 보다 조금 많단다.
심지어 계속 통장으로 들어오고 있단다.
이건 약간 기적이다.
본당 빈첸시오회에서 대림 첫주부터 사랑의 쌀 모금을 시작했었다.
올해는 망했다고 예상들을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때문에 살림살이들이 힘들거니와
미사 참례하는 신자들도 약 십분의 일로 줄었고
2.5 단계가 되고나서는 미사 참례 인원을 열 다섯명으로 제한했다.
방역을 위해서
성당 안에서는 절대 침묵하고
미사 후에는 바로 귀가해야 했기 때문에
쌀 모금 접수대에 참 손님이 없었는데
하루는 저녁미사가 끝나고
보좌신부님이 봉투를 내미시며 익명으로 해달라고 하셨다.
예 하고서 '익명(보좌신부님)'이라고 장부에 기록했다.
미사 후 공지 시간에 사랑의 쌀 모금에 동참해 달라고 말하면서
당신이 안 하니까 마음이 좀 그랬다고 하셨다.
지난 토요일에 성당 주차장에 쌀을 가득 실은 트럭이 도착했다.
회장님이 직접 진천에 가서 바로 찧어서 가져온 쌀이다.
회원 형제님들이 릴레이 식으로 쌀을 트럭에서 내리고
다시 각자 나눔을 할 만큼 차에, 카트에 실어 주었다.
한 포대도 무거운데 굳이 두 포대씩 드는 형제님들
세 포대도 드는 형제님도 있다.
어제 저녁에 줌으로 회의를 하는데
회장님이 쌀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필요한 곳이 있으면 요청하라고 하신다.
아마 열 두 광주리 이상 남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