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가고싶은 날

착한초보 2013. 8. 28. 05:18

우리 동네 상가에서 카페를 하는 자매님에게

그 집 커피콩 통이 참 이쁘길래 

빈 통이 생기면 하나 달라고 부탁해 놓았었다.

지난 번에 성당에서 만났을 때

통을 두개 챙겨 놨다고 시간 날 때 가져가라고 했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딸들에게 같이 커피 마시러 가자고 했더니

큰딸은 오예 하며 따라나서는데

작은딸이 망설인다.

 

중고나라 사이트에 옷 하나를 만팔천원에 내놓았는데

누가 좀 깎아달래서 만칠천원에 주었단다.

 

천원갖고 실갱이하다가 몇천원하는 커피를 먹으려갈려니

너무 아깝다는 거였다.

 

단순히 커피값만 생각하면 아까울 수도 있지만

카페에서 단지 커피만 마시는 것은 아니다.

 

집 밖에서 가족을 만나면

서로를 좀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집에서 나누는 이야기랑은 좀 다른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작은 딸은 마지못해 따라나서는 듯 하더니

녹차라떼에 치즈케잌까지 주문하고 있다.

 

카페 조명발 아래 딸들은 반짝반짝 참 이쁘다.

폰으로 사진을 찍고 명예의 전당이라고 부르는 우리집 게시판에 붙일 사진을 고른다.

 

무슨 이야기를 했더라

어느 새 두시간이나 지나 저녁때가 가까워지니

카페는 한산해진다.

 

커피통을 하나씩 안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

바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