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느님의 계시
계시(啓示)는 '열다, 깨치게 하다, 인도하다'라는 뜻의 '啓'자와
'보인다'는 뜻인 '示'자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계시는 "어떤 사실을 일깨우다" 또는 "어떤 사실을 열어 보인다"는 뜻이다.
계시에 해당하는 영어 "Revelation"은 라틴어 "Revelum"에서 나왔다.
'Re'는 '다시', '제거하다'의 뜻이고 'velum¡'은 '휘장'이라는 뜻이다.
즉 "Revelum"은 "휘장을 열어 보인다"는 뜻을 가진 합성어이다.
따라서 계시란 어떤 것이 휘장이 열리면서 밝혀지듯이 휘장 뒤에 숨겨진 비밀스런 신비를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알려주시는 것을 말한다.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늘 인간에게 먼저 말씀을 건네시며 당신을 알리시고,
인류 구원을 위해 여러 방법으로 인간 역사안에 개입하신다.
이처럼 인간의 능력으로 알 수 없는 신비를
하느님께서 먼저 알려주시는 것을 계시라고 한다.
하느님이 사람에게 당신 자신에 관해서 밝히 드러내 주시는 일을 계시라고 한다.
이 계시는 아브라함이 부름을 받던 시대에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의 마지막 증인 즉 사도 요한이 1백년경에 죽기까지 장장 2천여 년에 걸쳐 일어났다.
계시의 근본 내용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내어 주시는 "하느님 자신"이다.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느님을 믿고 구원에로 이끄시는 그분께 의탁하는 것이 "신앙"이며
또한 계시하신 대로 믿고 사는 것이 신앙생활이다.
계시의 방법으로는 직접 계시와 자연적(간접) 계시가 있으며,
하느님이 직접 알려 주시는 "직접계시",
대자연을 통해서 그리고 인간의 양심을 통해서 아는 "자연적(간접) 계시"라 한다.
자연적(간접) 계시는 인간이 창조된 세상 만물, 대자연의 신비, 또는 양심을 통해서 하느님을 느낄 수 있다.
직접 계시
사랑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피조물들이 당신과
당신의 구원계획을 알기를 원하셔서 간접계시를 통해 일깨워 주시지만
유한한 지식(자연적 계시)만으로는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파악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일정한 장소와 일정한 역사'(이스라엘 땅과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당신 자신을 알려주셨는데 이를 하느님의 직접 계시라 한다.
하느님은 특정한 사람들,
즉 아브라함, 모세, 예레미야, 그리고 수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을 계시하셨다.
하느님의 계시는 이스라엘에 있어서 실질적인 삶이 되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의 계시에 의지해 생존을 유지했고,
십계명을 받은 모세 / 레니(Reni, Guido) 작, (1600-10),
캔버스유화,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 (탈출기 20,1-26)
출애급이나 가나안 정복같은 역사적 체험을 통해
하느님께서 역사 안에 개입하시고 활동하시는 분임을 깨닫게 되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간의 관계는 시나이 계약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다.
야훼 하느님은 당신 자신을 계약의 하느님으로 계시하셨고,
이 계시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인간과의 계약에 충실한 분으로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죄악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역사를 이루어 나가신다.
이처럼 하느님의 직접 계시는 구약시대에 많은 예언자들을 통해 인간에게 전해졌고,
당신의 아들을 통해 결정적으로 완성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그분께 나아갈 수 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자기계시의 절정이자 완성이다.
따라서 예수님 이후에는 더 이상 공적인 하느님의 계시는 있을 수 없다.
성경
성경(성서)은 하느님의 자기계시와 구세사를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기록자가 작성한
책들의 집합체로 교회에서 정전(正典, Canon)으로 인정된 것을 말한다.
성경은 한 저자에 의해 한 순간에 집필된 단행본이 아니라
독립된 73권의 책들이 한데 묶여진 것이다.
또한 기원전 8, 9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말까지 근 1천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편집되고 작성된 이스라엘 백성의 고유문학서이다.
서양에서 성경을 지칭하는 'Testamentum'은
'유언' 또는 '하느님과 인간과의 계약'이란 뜻으로 성경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당신 자신에 대해 알려주신 역사적 말씀의 기록이며,
동시에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계약)를 기술한 책이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맺은 '옛 계약'을 뜻하는 구약(Old Testament)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전히 새로워진 '새로운 계약'인 신약(New Testament)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 구약과 신약을 합해 성경(Biblos, 책들)라고 부른 것은
요한 크리소스토모(349-407)가 최초이다.
성경의 형성
구약성경의 형성
구약성경은 천지창조에서 그리스도 이전의 시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계시한 바를 집대성한 것이다.
이스라엘인들은 살아있는 전통과 기록된 문서 안에서 종교적 가치들을 보존해갔다.
하느님의 계시는 원래 그분의 백성인 이스라엘인의 삶과 예배의 전통,
즉 설화, 신화, 노래, 교훈, 기도, 관습 등을 통해 전해졌으나
시간이 흐르고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글로 기록되고 해석이 첨가됨으로써
내용이 더욱 심화되고 풍부해졌다. 이것이 구약성경이다.
이처럼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은 단 한 번의 작업으로 완성되지 않고 수세기에 걸쳐
(전승에서 기록까지 거의 천 년의 시간이 걸렸다) 새로운 체험들이 추가되면서 형성되었다.
하느님의 계시와 하느님과의 계약을 통한 하느님 체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주로 기억을 통해 전승되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구체적인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의 다양한 형태들 속에 용해되었다.
문자에 의한 기록은 후대의 일이고 그 전에도 꼭 필요한 사항들만 기록되었다.
문자로의 기록 역시 한 번에 종합적으로 완결된 것이 아니다.
일단의 사가들에 의해 단편적으로 문자화되고
또 다른 사가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집대성된 것이다.
이처럼 구약성경 대부분의 책들은
어느 날 갑자기 어느 한 사람에 의해 기록된 것이 아니다.
기억과 문화 속에서 전승되던 것을 필요에 의해
후대의 여러 사람들이 수백 년의 간격을 두고 기록한 것이다.
따라서 구약성경은
그 시대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역사서, 지혜서, 예언서 등)로 저술되었다.
구약성경의 구분
모세오경 :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그리스말로 '다섯 개의 두루마리를 담아두는 통'을 의미하는 Pentatcuchos에 어원을 두고 있고,
유대인들은 토라(Torah, 율법)라 부른다.
이 모세오경이 모세 자신에 의해 다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중요한 설화와 법전은 모세 자신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으로 성경학자들은 본다.
모세오경의 형성은 개원전 13세기경 모세에 의해 꾸며진
오경의 핵심(기초적인 역사설화와 법전)은 음유시인과 악사들에 의해 구전되어 오다가
사회적 혹은 기타 환경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법률이 조금씩 추가되었으며
기원전 950년경에 이르러 후대 사람들에 의해
야휘스트(J)라 불리는 일단의 사가들에 의해 처음으로 문자로 기록되었다.
J는 유다사료로, 초기 왕정시대에서부터 유래하는데
하느님의 이름을 야훼라고 부른다(Yahweh를 때때로 Jahweh로 표기).
그후 이스라엘 왕국의 판도의 변화와 함께 각기 다른 신학적 특색을 지니는 사료들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엘로히스트계(E), 신명기계(D), 제관계(P) 사료등이 그것이다.
E는 기원전 850년경 에브라임, 즉 북이스라엘의 사료로 하느님의 이름을
엘로힘(Elohim)이라 부른다.
D는 신명기에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사료로
요시야 왕의 개혁시대(기원전 650년경과 그 이후)의 신학과 문체를 반영한다.
P는 제관들의 제의에 관한 관심과 문체가 특징을 이루는 사료로
기원전 587년 국가의 멸망 이후, 즉 바빌론 유배 때 생겼다.
최종 편찬자의 의도는 왕국이 몰락한 상태에서 민족이 살아남기 위해
민족의 독특한 과거와의 유대를 위해 여러 전승사료를 종합하여 모세오경이라는
하나의 총서로 편찬한 것이다.
역사서
여호수아, 판관기, 룻기, 사무엘 상하, 열왕기 상하, 역대기 상하,
에즈라, 느헤미야, 토미트, 유딧, 에스델
시와 지혜(성문서)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 지혜서, 집회서
예언서
이사야, 예레미야, 애가, 바룩, 에제키엘, 다니엘,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디야,
요나, 미가, 나훔, 하바꾹, 스바니야, 하깨, 즈가리야, 말라기, 마카베오 상하
에스델과 다니엘의 일부도 제2경전에 속한다.
아킬라스 헬라어 번역(125CE)의 6세기 팔림프세스트 사본. 열왕기서의 일부
구약성경 정경 문제
구약성경은
유다인들과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공통적인 것이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유다인들은 히브리어로 씌어진 책들만을 성경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개신교는 이를 추종하고 있다.
그러나 가톨릭은
거기에다 희랍어로 씌어진 7권을 첨가해서 성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신교는 이를 '외경'이라 해서 성경으로 인정하지 않는 반면
가톨릭은 이를 '제 2경전'이라 해서 성경으로 인정하고 있다.
정경이란 규범을 의미하는데,
어떤 책이 신앙의 규범으로 받아들여질 때 그것은 정경이 되며,
성경 정경은 전체가 신앙의 규범으로 공인된 책들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구약성경의 경우 유다인들의 정경을 따랐으나,
두 개의 상이한 정경이 이미 설정되어 있었다.
기원후 70년경 팔레스티나 랍비들은 히브리어로 씌어진 책들만을 정경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알렉산드리아의 유다인들은 희랍어로 씌여졌거나 알려져 있던 다른 책들도 정경으로 받아들였다.
희랍어로 성경을 읽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알렉산드리아의 유다인들이 설정한
정경을 채택했으나 성 예로니모는 5세기 초에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히브리적 정경에 더 마음을 두었다.
개신교는 16세기에 종교개혁을 하면서 문제의 책들을 성경 마지막 부분에 배열하여 인쇄함으로써
성 예로니모가 생각하고 있던 바를 따르게 되었다가, 19세기에 와서 그들의 성경에서 아예 빼 버렸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는
트렌트 공의회에서 그 책들을 다른 나머지 책들과 마찬가지 자격으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인정,
제2경전이라 불렀다.
그 문제의 책들은 유딧서, 토비트서, 마케베오 전후서,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에스델과
다니엘서의 희랍어로 된 내용들, 예레미야의 편지이다.
요약
구약성경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모세오경(5권), 역사서(14권), 시와 지혜(7권), 예언서(20권).
신약성경의 형성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활동 및 교훈,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사도들의 활동과 세상의 종말에 관한 기록한 책으로
하느님의 구원사업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되었음을 알려준다.
신약성경 역시 하루 아침에 전체가 다 기록된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지상에 계실 때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도 소수였고
목격증인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굳이 글로써 기록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고 목격증인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후대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업적을 전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고,
사도들을 중심으로 기록 작업이 이루어졌다.
교회의 성장에 따라 외교문화와 이교도들과 대항하게 되면서,
전해받은 계시와 신앙을 기록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래서 서간과 복음서 등이 하나 둘 기록되었다.
따라서 신약성경 역시 대략 반 세기(50-100년) 동안에 걸쳐 하나씩 기록되었다.
즉 51/2년 경에 쓰여진 데살로니카 전서를 시작으로 1세기 말경 요한의 문서들이 기록되었다.
신약성경의 구분
신약성경 27권은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동일하다.
그리고 신약성경은 고전 희랍어가 사라진 후 당시에 통용되던
'공통적인 언어였던' 희랍어로 씌어졌다.
이를 코이네라고 한다.
성 마르코복음사가 (17세기경) / 베르사이유와 트리아농 궁 소장
신약성경은 4권의 복음서와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 복음서)
1권의 행전과 (사도행전 : 교회의 시작과 사도들의 활동, 특히 바울로의 활동에 관한 보도)
묵시록 (요한묵시록)
그리고 21권의 서간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 7개의 가톨릭 서간들 (발신인이 사도들로
명시된 경우) : 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요한 1,2,3서, 유다서) 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약성경의 정경화
27권의 성경들은 350-400년 사이에 개최된 주교회의(Synode)를 통해
교회의 규범으로 인정되었으며,
트렌트 공의회는 1546년에 27권의 성경목록을 믿음의 규범(Canon)으로 공포하였다.
신약성경의 번역본들
가장 오래된 필사본은 다년생 초목인 파피루스에 쓰여진 것으로
파피루스 52(요한 18,31-33. 37)로서 120년경에 쓰여진 사본이다.
200년경에 쓰여진 파피루스 66과 75(루가와 요한복음의 일부)
그리고 350년경에 쓰여진 Codex Vaticanus(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전체를 수록)는
특별히 중요하다(현재 약 5000여개의 성경 필사본이 있다).
성경의 장절 표기
성경 각 권은 장과 절로 구분되는데 이는 성경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몰두할 수 있도록
에티엔느 랑통(Eti-enne Langton)이라는 사람이 성경 각 권의 내용에 번호를 매겨
장으로 구분하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1226년에 그러한 작업을 마쳤다.
1551년 인쇄업자였던 로베르 에티엔느(Robert Estienne)가
구분된 장의 거의 모든 구절에 번호를 매겼는데 이것이 절의 구분이 되었다.
장과 절의 이러한 구분이 텍스트의 의미에 상응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성경들이 그러한 구분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어느 한 내용을 지칭하기 위해서는
책 이름과 장과 절을 지칭하기만 하면 된다.
파피루스 [papyrus]
나일강가의 파피루스
지중해 연안의 습지에서 무리지어 자라며, 높이 1∼2m이다.
줄기는 둔한 삼각형이며 짙은 녹색으로서 마디가 없고,
잎은 퇴화하여 비늘처럼 되고 줄기의 밑부분에 달린다.
줄기 끝에 짧은 포가 몇 개 달리고 그 겨드랑이에서 10여 개의 가지가 밑으로
처질듯이 자라서 연한 갈색의 작은 이삭이 달린다. 꽃차례는 지름 약 40cm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 식물 줄기의 껍질을 벗겨내고 속을 가늘게 찢은 뒤,
엮어 말려서 다시 매끄럽게 하여 파피루스라는 종이를 만들었다.
현재의 제지법이 유럽에 전파되기 전에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하여 많이 재배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이뿐 아니라 보트, 돛대, 매트, 의류, 끈 등을 만들었고
속[髓]은 식용하였다고도 한다. 관상용으로 온실에서 가꾼다
양피지 [羊皮紙, parchment]
양이나 염소의 가죽을 말끔히 씻은 다음, 털을 뽑고 석회(石灰)로 표백한 후에
표면을 경석(輕石)으로 갈아서 얇고 부드럽게 하고, 마지막에 초크로 마무른다.
양피지는 BC 190년경, 페르가몬왕 에우메네스 2세에 의해 발명되었다.
특징은 파피루스나 초기의 종이에 비해 견고하고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IHS(JHS)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찰흙판, 암벽, 나무판, 파피루스지, 양피지 등에 글씨를 써서 기록을 남겼다.
초기 그리스도교 문서들은 주로 파피루스지나 양피지에 기록되었는데,
이들은 대체로 비싼 가격이어서, 자주 반복되는 단어들을 서서히 약자로 기록하게 되었다.
또한 당시의 출판은 한 필경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쓰는 것이었고,
또 다시 한권의 책이 있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베껴 써야 했다.
이미 4세기부터 발견되는 약자들은 DS, IHS (JHS), XPS (XPC), SPS 등인데,
그 뜻은 DS = DEUS (하느님), IHS (JHS) = IESUS (혹은 JESUS; 예수),
XPS (XPC) = CHRISTUS (그리스도), SPS = SPIRITUS (영, 성령) 이다.
여기에서 DS, SPS와 달리 IHS, XPS는
자신의 라틴어 단어와 잘 합치하지 않는 듯 보이는데,
사실 IHS는 희랍어 IHSOUS (예수, 소문자로 적을 수 없어서 유감이다) 에서 유래하고,
XPS는 희랍어 xpistos (그리스도) 에서 유래한다.
이것은 두 약어 (IHS, XPS)가 교회가 공식어로 라틴어를 채택하기 이전,
희랍어를 사용하던 시대부터 이미 약어로 사용되던 것이 유산으로 남겨졌다는 것을 말한다.
한편, IHS에 대하여 ¡¯Iesus hominum salvator¡¯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의 약자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라틴어 약어가 더 이상 널리 사용되지 않게 된 시대
(인쇄술의 발달로 손으로 책을 베끼던 작업이 끝난 시대)에 잘 모르고 덧붙였던 해석이,
오늘날 까지 전해진 것이라 추정된다.
성모자(聖母子)와 엘리사벳과 세례자 요한
바키아카(Bacchiacca) 작, (1530),
목판 유화, 60 x 50,5 cm, 에스테르곰 크리스챤 박물관
전승
전승은 역사를 다져 내려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한 것으로
아주 오래된 어떤 것이며 역사 이전부터 존재하였고,
여러 세대를 걸쳐 전달되어 내려온 것을 말한다.
그러나 가톨릭에서 말하는 전승이란
그리스도 구원의 말씀 전부를 충실하게 전수하는 것과 전수될 내용 자체를 의미하며,
이는 그리스도 계시의 특징은 그리스도 사건이 오직 한번만 일어났기 때문이다.
인류의 구원이 이 사건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 사건을 잊어서는 안 되므로,
오직 말씀의 선포와 구원의 표징들을 거행함으로써 다음 세대로 중계 전달되어야 한다.
다음 세대에 전달되는 과정도 그리스도 사건의 왜곡이나 의미변화가 있어서는 안 되며
올바른 메시지 전달 과정이어야 하므로 전승은 특별한 중요성을 지니게 된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전하며, 예수님께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교회 안에는,
교회가 과연 참으로 예수님을 증거하는 제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될 때마다 우리 자신을 비추어보는 신앙 규범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은 성경(聖書)와 성전(聖傳)이다.
성경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된 하느님 말씀의 기록'이며
성전은 교회의 거룩한 전통들,
즉 하느님을 섬기는 의식, 교리, 성체성사와 고해성사의 전통, 신앙 생활의 관습,
마리아 공경 등의 여러 가지 행동 규범들로서 문자로 기록된 성경과 비교하여,
기록되지 않은 채 초대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교회의 전통을 말한다.
글자 그대로 '거룩한 책'이라는 뜻의 성경은
'책들'을 의미하는 그리스 단어 biblia에서 유래한 말인데 사실 성경을 펼쳐보면,
한 권의 두꺼운 책으로 보이는 이 성경이 한 저자에 의하여 씌어진 단행본이나
전서가 아니라 여러 권의 책들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떤 이야기가 아버지에게서 자식에게 또 자식이 다른 친구나 그의 자식에게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것을 전승(傳承)이라고 하는데,
성경은 성경 이야기가 글로 씌어지고 책으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오랜 기간 전승되어 내려왔다.
예를 들면
이집트를 탈출하여 해방의 길을 떠난 이스라엘 사람들이,
뒤쫓는 이집트 군사와 가로막힌 홍해 사이에서 절망에 빠져있을 때
그들 사이에 개입하신 하느님은 당신의 힘으로 그 위기를 벗어나
이집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도록 해 주셨다.
이러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해방 체험은 너무나도 압도적으로 그들 마음에 새겨졌고
잊을 수 없는 감사와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심어주었기에,
그 사건을 체험한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또 그들은 그 다음 세대에게
그들이 체험한 놀랍고도 전능하신 하느님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 시대에도
예수님께서 마귀들린 자를 고쳐주시고 기적을 행하시며 끝까지 사랑을 사시다가
돌아가시더니 마침내 부활하셨던 놀라운 사건을 체험한 사람들은
참으로 이상하고 신비스러운 그분에 대해서 그분의 가르침이자 생애였던 사랑에 대해서
성경으로 씌어지기 전부터 계속 이야기하며 기억하고 칭송해 왔던 것이다.
이런 전승의 시기를 거쳐 성경은 여러 가지 형태,
즉 찬미의 시편이나 이야기, 역사책, 노래 등으로 씌어지게 되었는데
그것은 성경을 저술한 저자가 개인적으로 체험한 하느님이거나
성경저자가 속해 있던 공동체가 만났던 하느님,
혹은 그들의 조상이 섬겨온 하느님에 대한 글들이었고,
그 모든 글들은 한결같이 뜨거운 감동과 기쁨, 경외심으로 하느님을 마주하듯이 씌어졌다.
한마디로 성경 저자들은
그들이 체험한 하느님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이었으며
그래서 하느님의 도우심 안에서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인간의 언어로
그들의 하느님과 그분께 대한 신앙을 고백해왔다.
그러므로 성경은 고대의 사건을 전해주는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서적이 아니라,
한 민족과 개인이 실제로 경험했던 사랑이요 구원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 고백서이다.
이렇게 성경이 문자로 씌어져서 책으로 묶여지는 데는 약 1200년 정도 걸렸다.
그 후 문자화된 각 권의 책들은 교회 안에서 다시 엄선되어 구약성경 46권,
신약성경 27권 도합 73권으로 전체를 이루게 된 것이다.
예수님의 무덤으로 달려가는 베드로와 요한 사도
사도 전승(75 ~ 79)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통하여 약속되고 당신 자신이 성취하신
구원의 복된 소식을 사도들에게 온 세상에 선포하라고 명하시고,
이 사도들을 기초로 하여 복음을 실천하고 선포할 새로운 하느님 백성인 교회를 설립하셨다.
이 교회 안에서 최초의 복음 선포자는 사도들이었고,
사도들은 설교와 생활과 제도로써 복음을 선포하면서,
그 중의 중요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으니 이 기록이 성서 (성경) 이다.
그러므로 사도 전승은 사도 시대 교회가 믿고 실천하던 교회의 생활이고
이 생활을 성전(聖傳)이라 한다.
따라서 이 광의의 성전 안에는 성경(성서)가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 구원의 진리가 성경과 성전에 들어 있다는 말은
기록된 성경 뿐 아니고 성경에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사도 교회의 실천(협의의 성전)도 구원 진리의 내용이라는 말이다.
신약 성경은 진정한 의미에서 교회법의 원천이다.
신약 성경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경위뿐만 아니라
교회의 서립과 이의 기본 조직과 통치에 관한 그리스도의 입법 의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 중 사도 행전과 사도들의 편지들에는 사도들이 계시를 받거나
또는 그 본인들의 권위에 의하여 제정한 법률들도 기록되어 있다.
사도들의 법(라틴어 ius apostolicum)은 성경에 기록되지 않고 말로 전하여진 전승,
즉 사도들의 전승(라틴어 traditio apostolica)에도 담겨 있다.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계명을 글로 쓰지 않고 말로 전한 것도 있다.
이것을 주님의 전승(라틴어 traditiones daminicae)이라고 일컫는다.
사도들은 또 성령으로부터 받은 계명을 말로 전한 것도 있다.
이것을 하느님의 사도적 전승(라틴어 traditiones divino-apostolico)이라고 일컫는다.
이 전승들이 하느님의 실정법의 한 부분이다.
하느님의 공식적 계시는 사도들의 시대로 막을 내렸다.
하느님의 법은 자연법이거나 실정법이거나 인간에 의하여 변경될 수도 없고 폐지될 수도 없다.
성전과 성경
그래서 성전과 성경은 한마디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는 하느님의 똑같은 원천에서 흘러나오고,
어느 정도 하나를 이루어 같은 목적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계시헌장 9장).
성경은 성령의 영감을 받아 기록된 책이고,
전승은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위탁하신 하느님의 말씀이므로
이 두 가지를 똑같은 열정과 경외심을 갖고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사도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그 후계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주어,
그들로 하여금 진리의 성령의 비추임을 받아 설교로 충실히 보존하고 설명하고
널리 전파하도록 했다.
따라서 성경만으로는 교회가 모든 계시에 대한 확실성을 얻을 수 없다
(계시헌장 9장).
전승과 성경은 하느님의 섭리에 의해 각각 고유한 방법으로 한 성령의 작용 아래
영혼의 구원을 위해 효과적으로 기여하도록 서로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계시헌장 10장).
전승에 대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서도
성경과 전승이 불가분의 연관성을 맺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전승은 성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깊어지도록 하고,
또한 성경의 가르침을 우리가 실천에 옮기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곧 교회의 역할이 성경을 해석하고 또한 그것을 설명하는데 있으므로,
교회의 기능 역시 전승을 중계하는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께서 무엇을 계시하셨는지는 확실하게 결정할 수 없지만,
교회가 무엇을 믿고 알고 있으며, 성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말할 능력은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전승의 중재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리스도교 전승의 중재자가 하느님의 백성 전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신도들은 자신들의 신앙으로 어떤 진술이나 태도가 그리스도의 신비와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해 낼 수 있다.
즉 교회의 모든 신도들이 계시의 진리라고 믿은 사실은
그 자체로서 계시의 진리로 입증된 것이며,
이러한 신도들의 전반적인 믿음의 확신은 전승의 한 원천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승의 역할 역시 상위 규범인 성경에 종속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승에 대한 가톨릭과 개신교의 견해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에서 성경과 전승의 문제,
즉 성경과 성경 아닌 교회전승이 교회 생활과 교리에 있어 어떤 관계,
어느 정도의 의의를 지니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커다란 쟁점이 되어 왔다.
사실 오랜 동안 종교 개혁자들과 개혁교회들은 성경만이
교회 내에서 구속력이 있다고 주장했고,
가톨릭 교회는 성경 뿐만 아니라
성령에 의하여 모든 진리로 인도되는 교회의 구전도 구속력이 있다고 주장하여,
성경과 전승을 대립시키는 사상이 지배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성경학의 발달과 에큐메니즘(교회일치) 운동의 덕분으로
양쪽의 견해차이가 가까워지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전승도 신앙의 대상으로 이해하고 있고
교회의 성경해석은 새로운 계시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계시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창조해 내는 교회의 해석을
신도들은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전승의 기능은 세례와 성찬식 집전에 가장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오늘날 개신교 측에서도 종교개혁 당시의 신앙문제를 논함에 있어서
성경을 통한 논증만을 인정하고자 했던 견해로부터 탈피하여,
전승의 문제를 재고하고 있다.
즉 전승이란 계속 실천되어 나가는 복음 자체로 이해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제4차 세계교회 협의회, 1963년 몬트리올).
이처럼 개신교의 일부 신학계에서는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 전승을 긍정하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 베드로의 십자가형 (카라바죠 작)(1600)
로마 산타마리아 포폴로, 체라시 경당
교회와 전승
그리스도 공동체의 신앙은 전승으로써 다음 세대로 계속 전달되야 하므로,
교회는 본래 그리스도께 받았던 그리고 증인들이 증언했던 신앙을 순수하게
전수해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되었다.
"사도들로부터 전해진 바는
하느님의 백성의 생활을 거룩히 인도하고 믿음을 복돋아 주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따라서 교회는 교리와 생활과 전례에 있어서 교회 자신의 모든 것과
또한 교회가 믿는 모든 것을 영구히 보존하며 모든 세대 사람들에게 전한다
(계시 헌장 8장)."
그래서 교회는 그리스도 사건의 의미를 계속 묵상하고,
역사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생활에 대치하여 새롭게 성경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선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이는 교회의 전승이 계시의 의미를 새롭게 통찰하고 반성하는 데에,
성경의 본래의 의미를 약화 혹은 변질시키는 것이 아니라,
계시된 충만한 가치를 더 깊고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로서 하느님을 드러내는 계시의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에 위탁하신 전승과 성경은 하느님 말씀의 성스러운 위탁물인데,
이러한 하느님의 말씀을 해석하는 일은 교회 교도권의 임무이다.
그러므로 이 교도권은 하느님의 말씀에 봉사하고 가르치며, 거룩히 보존하고
성실히 진술하여 신도들이 구원의 메시지를 바르게 이해하도록 봉사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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